안녕하세요. 10번 빌라 인솔교사 송민선입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처음으로 정규 수업을 받는 날이었습니다. 매주 수, 일요일에는 액티비티를 나가고 나머지 날에는 정규 수업을 진행하는 만큼, 정규 수업은 아이들의 앞으로 캠프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어제 밤, ‘내일부터 우리는 다시 개학이다.’라며 정규 수업에 대한 부담감을 표출하던 아이들은, 이내 ‘그래도 새로운 생활의 시작이 기대된다,’라고 말하며 기특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들의 오늘 아침은 부모님을 향한 미소와, 꽃이 그려진 액자를 담은 사진촬영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간단한 준비를 하고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이들은 이른 아침이라 더 자고 싶을 법도 한데, 한 마디 불평 없이 우르르 내려 와 식사를 했습니다. 즐겁고 씩씩하게 식사를 하던 아이들은, 매일 아침이 이렇게 풍요로워도 되는 거냐며 아침 식단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구운 토스트에 땅콩버터를 바르고, 그 위에 햄과 케첩을 얹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두 손으로 맛있게 먹는 모습은, 저조차 군침이 돌게 만들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식사를 맛있게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정말 기특하고, 뿌듯했습니다.
맛있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은 앞 다투어 양치를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한 명 한 명 사진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아이들은 양치를 마치고 서로 약간의 장난을 치다가, 이내 책을 챙기고, 노트와 필통을 챙기고, 이름표 뒤에 시간표를 꼽는 등, 수업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아직 수업 시간이 이십 여분 이상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수업 장소로 자리를 옮긴 후 현지 선생님과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영어로 대화를 하는 일은 아이들에게 즐거운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은 듯 해 뿌듯했습니다.
수업이 시작 한 후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부끄러워하는 기색 없이 토론과, 회화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수업은 어쨌든 공부를 하는 것이기에 아이들이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걱정과 다르게 너무 행복한 모습으로 수업을 받는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으로는 아이들의 머리를 100번은 쓰다듬어 준 것 같습니다.
오늘 점심으로는 비빔밥이 나왔습니다. 진정한 한국 음식의 등장이라며 감탄하며 앞 다투어 줄을 서는 아이들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오는 점심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남자 아이들은 비빔밥에 들어 가는 고기를 몇 숟갈이고 더 넣어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양치와 함께 30 여분의 쉬는 시간을 가진 뒤 다시 수업을 시작 했습니다. 제가 수업 감독을 하러 수 없이 돌아 다니는 동안, 한 번도 딴 짓을 하거나, 선생님의 말씀을 경청하지 않는 학생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의 수업 태도를 보는 시간 동안. 제가 얼마나 귀한 아이들을 맡게 되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감사하고, 행복해 할 수 있었습니다. 이쯤 되니 아이들이 오히려 저에게 큰 힘이 되어 주는 존재 같습니다.
8교시가 모두 끝난 후에 잠깐의 시간을 활용하여 부모님에게 짧은 편지를 적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편지를 쓰며 아이들은 부모님 생각에 미소를 짓기도 하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편지는 내일 올라 올 다이어리 코멘트에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짧지만 여운이 길었던 편지 쓰기 시간을 마치고 바로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오늘 저녁에 망고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은 식사를 마친 후, 꽤 많은 양의 망고를 단 한 개도 남기지 않고 모두 먹어 치웠습니다. 아이들도 필리핀의 망고가 특히 맛있다는 것을 아는 것 같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양치를 하고, 잠깐의 휴식시간을 가진 뒤 단어를 외우고 시험을 본 후, 간식을 먹고 영어 일기를 적었습니다. 아이들은 처음 영어일기를 쓰던 날보다 수월하게 노트를 채워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후 자습과 숙제 시간을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첫 정규수업이 끝이 났습니다. 하루 동안 수고 했을 아이들에게 수고했다며 등을 토닥여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방으로 올려 보내고 나니, 방에서 도란도란 오늘 하루에 대해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다음은 처음 정규 수업을 겪은 아이들에 대한 코멘트입니다.
박상인: 회화 수업에서 두각을 많이 드러내는 상인이는 선생님의 어떠한 질문에도 자신 잇게 대답하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간혹 다른 친구에게 던진 질문에 대답 하기도 하지만,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려는 모습이기에 마냥 귀엽습니다. 상인이는 공부 할 때와 쉬는 때를 확실히 구분하여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현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캠프 기간 동안 즐거움과 영어 모두 취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오혜민: 혜민이는 아직 회화 수업에서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듯 합니다. 하지만 모르는 단어가 있을 때 그냥 넘어가지 않고, 사전을 구석구석 뒤져 가며 단어를 찾는 모습에서 혜민이가 수업에 열심히 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혜민이는 시키지 않아도 복습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공부에 가장 중요한 복습을 스스로 할 수 있으니 남은 캠프 기간 동안 더욱 더 성장하기를 기대 해 봅니다.
이대근: 대근이는 수업 시간에 필기를 굉장히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들은 것은 복습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마련인데, 대근이의 필기 하는 습관은 캠프 기간 동안 대근이의 영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근이는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에도 습관처럼 영어를 섞어 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는 대근이의 모습이 기특하여 틈틈이 바르게 문장을 말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최준영: 준영이는 특유의 말장난으로 아이들을 웃게 만들며 수업 분위기를 주도합니다. 그러나 이 말장난이 면학 분위기를 해치지도 않을뿐더러, 수업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기에 스스로와 친구들, 그리고 수업 진행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1:1 수업 시간에는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는 새로운 모습 또한 보여주었습니다. 준영이는 쉬는 시간에도 장난을 치며 분위기를 주도함으로 수업으로 인한 아이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감초의 역할을 해 주고 있습니다.
홍민주: 민주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고 질문하고, 또 스스로 찾아 보며 반드시 모르는 것을 짚고 넘어 가는 근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민주의 장점은 앞으로 남은 캠프 기간 동안 민주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할 것 것입니다. 1:1 수업 시간에 민주는 아직 낯을 가리고 부끄러워하기는 하지만, 질문을 하면 대답하려고 최선을 다 하는 모습 또한 보여주었습니다. 민주를 담당하시는 현지 선생님 또한 민주의 이런 점을 칭찬하셨습니다.
박지민: 지민이는 회화 시간에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영어로 수업에 참여합니다. 열심히 하는 지민이의 모습에서, 모든 일에 최선을 다 하는 지민이의 평소 생활 습관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지민이의 수업 진행 양상을 적는 노트에, 지민이 담당 선생님들은 지민이가 굉장히 배움이 빠르고, 가르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학생이라고 적어 주셨습니다.
김경재: 경재는 선생님의 말씀에 경청하고, 또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경청과 발표, 질문을 병행하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실 때에 지속적으로 아이 컨택을 하는 경재는 수업 태도에 있어서 타 친구들에게 모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재는 쉬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현지 선생님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눕니다. 영어 회화에 재미를 붙인 듯 해, 앞으로의 회화 실력 향상이 기대됩니다.
임형재: 형재는 모르는 영어 단어를 반드시 찾아야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호기심을 바탕으로 회화 시간에 선생님께 많은 질문을 드리며 수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또한 형재는 평소에는 장난기 가득한 아이이지만, 수업만 시작하면 눈빛이 돌변하여, 진지한 학구파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선생님한테도 웃으며 농담을 건네던 형재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열심히 하는 형재가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 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