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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02] ESL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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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3-08-05 17:30 조회2,72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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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버님, 어머님! 인솔교사 문종선입니다!

드디어 8월이 되었습니다! 벌써 2013년도 하반기에 접어들었는데요~ 그 간 별일 없으셨는지요~? 우리 아이들의 캠프도 어느덧 그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너무 열심히들 해서 그런 것일까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벌써 집에 가기 싫다고 하는 친구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 ^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잘 데리고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

자 그럼, 오늘은 각설하고 바로 아이들의 네 번째 이야기 시작해보겠습니다! 월요일에 피자 만들기를 하고 와서는 다들 한 동안 피자는 안 먹어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화요일 오전에 열심히 ESL수업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가니 점심에 또 피자가 나와있더군요~ ^ ^; 우리 태환이 “쌤 여기는 피자를 왜 이렇게 먹어요~?” 묻습니다. “우리가 매일 밥 먹는 것처럼, 여기는 피자를 자주 먹는 거야~”라고 설명을 해줬더니, “아~” 합니다. 저희가 점심식사를 하러 가는 Post Fall High School에서는 주로 피자, 길쭉한 빵 사이에 햄이나 야채가 들어있는 샌드위치, 치킨너겟, 샐러드 등이 나오는 데요~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해 다양한 야채와 과일들 또한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그렇게 점심을 맛있게 먹고 오후 ESL수업을 한 후 볼링장으로 향했습니다! 볼링은 첫 주에 다녀온 “트리플 플레이” 이후 두 번째였는데요~ 우리 아이들 두 번째여서 그런지 이제는 볼링공의 무게 좀 느껴보고 핀 좀 넘겨 봤다는 듯 능숙히 신발도 받아 신고 경기에 임했답니다~ 액티비티에 동행해준 수아와 서경이 호스트 맘과 멕케사, 라일리, 빅터에마이키까지 합세하여 모두 치열한 볼링 한판을 벌였는데요~ 수아, 서경이 호스트 맘께서 사주신 음료수도 한 잔씩 하며 한참을 열심히 사진도 찍고 볼링도 치고 하다 보니 아이들이 하나 둘씩 없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잉? 이상하다 하고 봤더니 “다들 볼링 레인 반대 편에 있는 게임장에 가서는 티켓을 뽑는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 ^ 남자아이들과 게임은 정말 땔래야 땔 수 없는 것일까요? 하고 생각을 하고 봤더니 여자아이들도 하나씩 사라지더군요~ ^ ^; 수아, 서경이는 어느새 별 모양의 작은 요술 봉을 들고 나타나서는 “선생님, 키 커지세요~”하고 주문을 걸어주고, 원종이는 어디서 뽑았는지 움직이지도 않는 모형 나침반을 들고 박장대소를 하고 있더군요~ ^^ 순성이가 보여줬던 게임 운이 이번에는 승리에게 넘어갔던 것일까요~? 승리가 1달러짜리 게임카드를 구매하고 한 첫 게임에서 티켓 200장에 당첨이 되어서 작은 캔디를 한 봉지 가득 담아가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이 액티비티가 볼링 액티비티인지 게임 액티비티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로 두 개 모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답니다~

그리고 어제는 정말 긴~~ 하루를 보냈는데요~ 어제는 한국음식을 먹는 날이었습니다! 저희 대표님이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 비행기를 타고 공수해다 주신, 3분짜장, 고추참치, 김, 김치, 그리고 승리가 제공해준 깻잎과 볶음김치까지 곁들여 정말 한국냄새 물씬 나는 점심식사를 했는데요~ 한국 쌀로 지은 쌀밥과 O심 컵라면까지 더 해지니 산해진미가 따로 없었답니다~ 태환이는 너무 맛있고 먹어도 먹어도 배가 안 부르다며 최후의 3인까지 남아 정말 맛있게~ 쌀 한 톨 남기지 않고 뚝딱하였답니다! ^ ^ 여학생들도 참 왕성한 식성을 자랑하며 조용히 컵라면 하나 밥 한공기씩을 비우더니 짜장은 원래 별로 안 좋아한다며 다음에는 카레를 가져와달라고 부탁 하더군요~ ^ ^;; 선견지명이 있었던 걸까요~ 다행히 카레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 ^ 다음 주는 카레와 함께하는 한국음식이 될 예정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점심을 맛있게 먹고는 다음 주 토요일에 있을 탤런트쇼를 준비하였는데요~ 다들 탤런트쇼를 너무 거창하고 부담스럽게 생각해서, 정성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자리임을 역설하느라 목이 아플 정도였답니다~ ^ ^ 그래도 다들 감사히 하나씩 장기를 생각해줘서 사회자 2명과 함께 모두 6개의 공연을 무대에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세한 탤런트 쇼 준비와 공연 이야기는 다음 주에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다음으로 우리 아이들이 즐긴 것은 스피드 게임이었는데요~ 숫자가 적인 고무판을 깔아놓고 순서대로 선 다음 1번부터 16번을 차례로 밟은 동안 걸리는 시간을 재는 게임이었는데요~ 줄을 서 있는 동안은 상의를 할 수가 없어 더 어려운 게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한참을 찾아 헤매며 12명이서 1번부터 16번까지 2분 30초나 걸렸는데요~ 승부욕의 화신인 우리 아이들 번개 같이 내 달리며 결국에는 기록을 1분 30초까지 단축시키더군요~ ‘오~ 이 녀석들 승부욕이 장난이 아닌데~’라고 생각했었는데요~ 30분 뒤에는 더 엄청난 일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

저녁에 야구경기 관람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의외로 많은 친구들이 야구 룰과 포지션 이름 등을 모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교장선생님께서 특별히 시간을 내주셔서 야구를 잘 모르는 친구들에 간단한 야구 룰, 포지션 이름 등을 가르쳐주셨답니다~ 체육교사 출신이신 교장선생님의 귀에 쏙쏙 들어오는 실내 교육 후 드디어 아이들이 직접 야구를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동준이, 원종이, 수아, 서경이, 베일리, 빅터가 한 팀이 되고, 태환이, 순성이, 미혜, 승리, 마이키, 라일리가 한 팀이 되어 경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양팀 모두를 위해 교장선생님 투수로, 롭 선생님께서 포수로 수고를 해주셨는데요~ 만능 스포츠맨 태환이와 순성이가 맹타를 휘두르고 미혜와 승리도 감초로 제 몫을 한 태환이팀이 큰 6-0으로 앞서 나갔습니다~ 초반의 점수차가 잠자고 있던 동준이팀을 깨우고야 말았습니다! 정말 수업 시간에는 볼 수 없었던 집중력과 열정을 발휘하며 서로 난타전을 거듭하며 점수는 18-15, 동준이 팀이 마지막 공격을 남겨 놓은 채 3점차로 뒤지게 되었는데요~ 동준이, 원종이, 빅터가 연속 안타를 치고 베일리도 타점을 올리며 18-17까지 따라 붙었으나 안타깝게도 거기까지였습니다. ㅠ

그 때부터 서경이, 수아, 원종이, 동준이 할 것 없이 저에게 달려오더니 교장선생님께서 불공평하게 플레이를 하셨다, 저 팀에게 더 유리하게 했다, 사진 찍으며 타자를 해야 했던 저에게 왜 그렇게 밖에 못하셨냐 너무 하다, 다시 해야 한다, 정말 지난 올림픽 펜싱의 1초사건이 터졌을 때 이렇게 뜨거웠을까요? 저녁 메뉴 정하기 타이틀이 걸렸었기 때문일까요? 정말 제 혼을 쏙 빼놓을 정도의 아우성이었답니다~ ^ ^ 그래서 정해진 저녁 메뉴로 타코벨이라는 멕시칸 음식점에 가서 다 같이 맛있게 저녁을 먹고 야구장으로 향했습니다~

스포캔 인디언즈이라고 대학을 갓 졸업한 선수들이 프로로 전향하기 전 거치는 세미 프로리그에 속한 팀이지만 지난 10년간 20명이 넘는 메이저리거를 배출할 정도로 실력이 탄탄한 팀이랍니다~ 우리 아이들 역시나 예상대로 남학생들은 신나서 경기를 관람하는데, 수아, 서경이는 “쌤, 이거 재미있는 거 맞아요~?” 물으며 언제 끝나는 지를 매 이닝 마다 물어보더군요~ ^ ^ 야구 경기를 관람하면서는 재미있는 일도 있었는데요~ 여름에 비가 잘 안 오기로 소문난 스포캔에 경기 중 갑자기 잔비가 내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선생님, 여기 비 안온다면서요~!” 하고 앙칼지게 물어보는 미혜에게, “너희는 지금 엄청난 경험을 하고 있는 거야~”라고 얘기해줬더니 웃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다호에서 비를 맞는 신기한 경험도 하였지만, 아쉽게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까지 승부가 나지 않아 야구경기는 다 보지 못하고 집으로 향해야 했답니다. 우리 아이들의 응원에 힘을 업어서인지 오늘 확인 한 바로는 스포캔인디언즈가 7-5로 승리했다고 하네요~ ^ ^

오늘은 오전에 ESL수업을 마치고 Sky High라는 곳을 다녀왔는데요~ 축구장 두 개를 붙인 듯한 정도의 공간 전체를 트램폴린을 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놓은 놀이공간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자유이용권 같은 손목티를 두르자마자 쏜 살 같이 달려가 여기 저기를 껑충 껑충 뛰어다니더군요~ 안타깝게도 수아는 트램폴린을 즐기지 못했는데요..ㅠ 어제 야구를 너무 열심히 한 탓일까요~ 오른발을 살짝 삐끗한 듯한 느낌이 있어서 걸을 때는 지장이 없으나 점프를 하는 것은 무리가 될 것 같아 아쉽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덕분에 저랑 같이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줘서 제가 외롭지 않았답니다~ ^ ^ 그렇게 한참을 열심히 땀을 뻘뻘 흘려가며 트램폴린을 즐겼고, 시간이 되어 내일을 기약하며 모두들 집으로 향했답니다!

우리 아이들, 요새는 너무 액티비티가 많다고 행복한 비명을 지르기도 하는데요~ 빨리 호스트 집에 가서 놀면서 쉬고 싶다고 하기도 한답니다~ ^ ^ 그 만큼 정말 다양한 그리고 즐거운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 ^

자, 그럼 이제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 만나보실까요~? 오늘도 Lady First로 시작해보겠습니다~

 

먼저 미혜와 승리 이야기입니다~
까칠한 듯하면서도 속정 깊은 미혜는 나름의 거친 매력으로 이 곳 아이다호에 해피 바이러스를 전하고 있는데요~ 여학생들뿐만 아니라 남학생들과도 특유의 털털한 매력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요~ 아침에 학교를 딱 등교하였을 때는 아직 피곤에 쌓여 조용~ 한 듯하지만 이내 활기를 되찾고 가장 활발히 수업에 임하고 버디 친구들과도 우정을 쌓고 있답니다! 지난번 김밥에 이어 호스트 가족에게 비빔밥도 해주기로 했었는데 어제 야구를 보러 가고 하느라 일정이 안 맞아서 아직 못해줬다고 하네요~ 오늘 저녁이나 내일 저녁쯤에는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는데요~ 어제는 저에게 콩나물 데치는 방법을 아느냐 물으며 냄비 뚜껑을 열고 데쳐야 한다며 나름의 방법을 전수 해주더군요~ ^ ^ 미혜는 수아, 서경이 호스트 시스터인 멕케사와도 아주 친한데요~ 오늘은 멕케사 친구인 로라까지 함께하여 셋이서 유투브에 올라온 최신 한국 춤을 공유하며 쉬는 시간을 잠깐 동안 댄스타임으로 만들어주기도 했답니다~ ^ ^ 호스트 가족과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면 바로 내일 만날 친구들과 아쉬움 듬뿍 담긴 포옹을 나누는 미혜~ 아이비리그 투어가 끝나고 서로 헤어질 시간이 벌써부터 걱정이 된답니다~ ^ ^


다음은 미혜의 동거인~ 막내 승리의 이야기입니다~ 승리는 어제 오늘 못 보던 회색 티셔츠를 입고 왔는데요~ “오, 승리 티셔츠 산 거야~? 귀엽네~” 물었더니, “미혜 언니가 준거에요~” 합니다~ 그러면서 어제는 샤워도 시켜주고 머리도 감겨줬답니다~ ^ ^ 이렇게 고마울 수가~ “와~ 진짜? 미혜 언니한테 고맙다고 했어~?” 하고 물으니, 쑥스러워서 아직 못했다고 하면 몸을 배배 꼽니다~ ^ ^ 승리는 이번 주에 호스트 시스터인 조던이 개인 일정이 많아 함께 하지 못하면서 아주 조금은 외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요 ㅠ 오늘 조던이 돌아오자마자, 잭키에마이키까지 합세해 4남매가 쉬는 시간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었답니다~ 압권은 갑자기 승리가 “선생님~”하고 저를 애타게 부르길래 봤더니 예전 ‘래시’라는 개가 나오는 영화에 출연한 듯한 개를 조던, 마이키, 잭키와 함께 데리고 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 “선생님, 너무 예쁜 개 인데 집을 잃어버렸나 봐요. 집 찾아줘야 해요” 하면서 4남매가 저를 데리고는 학교 주변 집들을 돌기 시작했는데요~ 목줄도 없는 녀석을 목 띠만 잡고 따라가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답니다 ^^; 결국 길 잃은 래시는 학교에 일하시는 분 애견으로 밝혀지면 일단락이 되었는데요~ 주인에게 떠나 보낼 때도 너무나 아쉬워하던 승리~ 틈 날 때마다 자신의 애견인 새롬이 얘기를 하는 승리다운 에피소드였답니다~

 

다음은 수아와 서경이 이야기입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근한 동생 같은 수아~ 아이다호에 있는 동안 고민거리가 생기면 같이 공유하고 위로를 얻고 싶을 정도로 존재만으로도 저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는데요~ 어제 있었던 탤런트 쇼 준비에서 너무 부담이 된다며 키보드를 구해주겠다고 하니 그랜드 피아노 아니면 못 치겠다고 하며 저를 멘붕에 빠뜨리더니 2연타석 홈런으로 곡을 “나비야”를 치겠다고 하며 저를 넉다운 시켜버렸답니다. ^ ^ 물론 장난이었구요~ 한국에서 준비해온 바흐의 미뉴에트를 하겠노라며 오늘 악보까지 가져와서 보여주더군요~ 정말 조촐하지만 의미 있을 우리의 탤런트 쇼를 수아의 연주가 윤택하게 해 줄거라 믿습니다~ 어제 야구게임을 하면서, 야구장에서 룰을 잘 몰라 조금 지루할 수도 있었을 텐데 끝까지 잘 참아주며 열심히 하다가 발까지 살짝 삐끗한 수아. ㅠ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다행히 붓거나 한 것은 아니어서요~ 그래도 괜히 미안한 마음에 파스를 정성껏 붙여주었답니다~ 트램폴린이 타고 싶었을 텐데..“괜찮아요~ 선생님 사진 찍으실 때 옆에서 같이 있으면 되죠~ 선생님도 심심하잖아요~” 하는 속 깊은 수아~ 어머님께서 너무나도 소중하게 아끼고 사랑하시는 이유를 100% 공감하고 있답니다~^^


다음 서경이 이야기 입니다~ 서경이가 “쌤~”하고 부르면 ‘오늘은 어떤 일이 또 우리 서경이를 심각하게 하고 짜증나게 할까? 내가 그 심각함을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 ^ 그저께 볼링 액티비티가 있기 전 “쌤, 저는 볼링이 진짜 싫어요. 왜 볼링을 치는 지 모르겠어요, 너무 재미없을 것 같아요” 하길래, 쳐 본적이 있냐고 물으니, 쳐 본적은 없다고 하더군요 ^^;; 으레 스포츠라는 생각에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일기를 적어온 것을 보니, 볼링이 너무 싫은 데 그래도 즐기려고 노력을 해보겠다고 영어로 적어왔더군요~ ^ ^ 부디 서경이가 볼링을 재미있어하기를 기대하며 볼링장에 도착하였었는데요~ 불과 30분만에 서경이의 반응은 180도 바뀌어져 있었답니다~ 땀까지 흘리며 와서는 “쌤, 볼링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하더군요~ 속으로 ‘앗싸~!’ 하며, “서경이 볼링 체질인가 보다~” 했더니, 씨익 웃으며 다시 공을 향해 뛰어갑니다~ 그런데 야구장을 가기 전에도, “쌤, 이게 재미있어요? 이거 재미있는 거 맞아요?” 하더군요~ 불안 불안했지만 볼링장과 같은 반전을 기대하며, “경험이라 생각하고 한 번 가서 보자~”했는데요~ 제 우려는 현실이 되었고, 매 이닝이 끝날 때 마다, “쌤, 언제가요?” 들어야 했지만 그래도 경기 막판 서경이와 많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답니다~~ 나중에 영어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서경이! 이번 캠프가 그 꿈으로 가는 도약판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다음은 승부욕의 화신들 이야기입니다!

먼저 태환이 이야기인데요~ 우리 태환이, 갑자기 “형!” 하고 부르고는 본인도 무안했는지, “선생님, 죄송해요~ 갑자기 저도 모르게 형이 튀어나왔어요~ 근데 진짜 형 같아서 형이라고 부르고 싶어요~”하면서 특유의 눈이 초승달이 되고 입 꼬리가 올라가는 선한 웃음을 띄웁니다~ “나중에 대학가면 쌤이 형이라고 부르게 해줄게~ 그 전까지는 안돼~” 했더니, “네~” 합니다~ 저랑 캠핑 날 밤에 나눈 무서운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하는 순수청년 태환이~ 한 살 터울 누나들에게도 꼬박꼬박 존댓말을 쓸 정도로 예의 바른 청년인데요~ 어제는 야구를 하는 데 원래 왼손으로 치는 데 오른손으로도 칠 수 있다며 오른손으로 어찌나 많은 안타를 날리던지요~ 태환이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는데 막상 교장 선생님이 몇 번 상대팀에게 유리한 판정이나 플레이를 하시면 완전 승부욕이 폭발 해서는 아까의 그 선한 미소는 없어지고 입술이 두 접시는 나왔답니다~ ^^;; 캠프 오기 전 노래를 불렀던 농구는 생각보다 많이 안 하고 오히려 버디들과 동생들과 노는 것에 더 꽂혀있는데요~ 며칠 전에는 “아, 선생님~ 부모님께 전화해달라고 얘기할까요?” 하길래, “응, 목소리 듣고 싶으면 얘기해~ 선생님이 전화 주시라고 전해드릴게~” 했더니, “전화해서 여기 너무 좋다고 한국 안가고 싶다고 얘기할래요~”하더군요~ ^__^ 아버님 말씀처럼 정말 태환이 미국체질인가 봅니다~ 하지만 걱정 마십시오! 제가 꼭 데리고 가겠습니다!! ^^


다음은 작은 승부욕 화신 동준이 인데요~ 만화캐릭터 같은 동준이는 게임을 좋아하는 아직은 어리디 어린 친구로만 생각을 했는데 알고 보니 기계공학에 큰 꿈을 가지고 있는 학구파이었답니다~ 오늘은 점심시간에 걸어오며 자신의 꿈을 이야기 하는데요~ MIT가 세계에서 공학으로 가장 유명한 학교냐 물으며 자기는 나중에 꼭 기계공학 쪽에서 일하고 싶다며, 과학 관련 대회에 나갔던 경력들을 들려주더군요~ 영어로 말을 할 때보다 써온 일기를 볼 때마다 깜짝 놀랄 만큼 멋지고 정확한 표현을 구사하는 동준이~ 동준이가 또 어리지 않다고 느낀 것은 어제 야구를 하면서 눈에 보이는 전력상 조금은 뒤졌던 동준이 팀을 18-17까지 대등하고 이끌 수 이는 원동력이 바로 동준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정말 이 정도 열정이면 뭘 해도 하겠다 싶을 정도로 매섭다가도 또 네모난 파란 안경 뒤에 달걀 같은 눈을 뜨면 한 없이 귀여워지는 동준이~ 스카이하이를 마치고 배가 고프다면서도 호스트 가족과 저녁을 먹어야 한다며 음료수만 사먹을 정도로 속도 깊답니다~


다음은 그야말로 게임 보이즈! 순성이와 원종이 이야기인데요~
순성이는 덩치와는 달리 정말 좋은 식성을 자랑하는데요~ 어제는 야구장에 가서 간식을 사먹겠노라며 혼자서 갈 수 없어 저를 몇 번이고 대동하고 매점을 다녀왔는데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빼먹지 않아 흐뭇하게 동행하였는데 정말 본인 스스로 “선생님, 저 진짜 간식 많이 먹지요~” 할 정도로, 구슬 아이스크림부터 감자튀김에 치킨, 거기에 솜사탕까지 종류를 불문하고 맛있게 먹더군요~ 그런데 혼자 다 먹는 것은 아니구요~ 그렇게 잔뜩 사가지고 와서는 또 옆에 있는 친구들 사이 좋게 나눠 먹는 것이 순성이랍니다~ 아직은 나중에 커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지 고민 중이라고 하는 순성이~ 게임을 잘하는 것 보면 분명히 능력이 있으며 관련된 일들을 잘 키우다 보면 분명히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얘기해주니, “프로게이머요~?” 하며 웃는 개구쟁이 순성이~ 오늘은 점심시간에 나온 초코 쿠키를 두 개나 챙기길래 “배 많이 고파~?” 물어보니, “이따 트램폴린가서 뛰다가 배가 고파지면 먹을라구요~” 합니다~ 많이 잘 먹는 데도 아직은 날씬쟁이 이지만, 여기서 먹고 뛰고 배우고 노는 동안 몸도 마음도 훌쩍 커서 돌아가길 기대해봅니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원종이 이야기입니다! 오늘 원종이에 얽힌 아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요~ 본인이 학교에서의 생활 등 학교 생활 얘기를 해주다가 사립학교 교장 선생님 월급이 4000만원 정도 된다는 정보를 본인이 우연찮게 입수하였다면서 얘기를 해주더군요~ 4000만원이면 연봉이 4억8천쯤 되는 것인데 설마 그렇게 많은 돈을 받을까 해 모두 못 믿는 눈치이니, 정말 자신이 봤노라며 원종이 특유의 눈 동그랗게 부릅뜨고 신공을 보이며 주장하여 그 순간 모든 우리 아이들의 장래희망은 사립학교 교장으로 바뀌었답니다~ ^ ^ 호스트 아빠, 엄마에 잭키까지 나서 사진을 찍어주시겠다 하여 저와 더불어 양쪽에서 사진 세례를 받고 있는 원종이~ 원종이는 탤런트 쇼에서 호스트 가족에게 전하는 감사편지를 낭독하기로 했는데요~ 원래 기본 틀만 어느 정도 잡아서 오면 제가 도와주기로 했는데 오늘은 오더니, “선생님, 제가 일단 먼저 한번 다 써올게요, 그러면 검토해주시고 도와주세요” 합니다. 기특한 녀석~ ^^ 어제 야구장에서는 너무 신이 나서는 진정을 시켜야 할 정도로 쉴새 없이 조잘조잘 거리기도 했는데요~ 원종이의 언변과 함께 전해질 감사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자~ 어떠신가요~? 우리아이들 아이다호에서의 두 번째 주도 정말 환상적으로 보내고 있는 것 같지요~?

이제 내일 ESL수업을 마치고 Wallace Mine Tour를 마치고 나면 아이다호에서의 마지막 주말을 보내게 됩니다! 물론 다음 주 주말이 남아있지만 토요일에는 탤런트 쇼를 진행하고 일요일에는 시애틀 투어 길에 오를 예정이어서 호스트 가족들과 제대로 함께하는 주말은 이번 주말이 마지막이랍니다. 정말 시간 빠르지요~? ^ ^

이제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우리 착하고 예쁜 아들, 딸들 다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 조금만 더 믿어주시고, 더 많은 응원 부탁 드리겠습니다!
그럼 주말 잘~ 보내시구요!

저는 다음 주 5번 째 인솔일기와 함께 다시 인사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아이다호에서 인솔교사 문종선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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